2024. 2. 28. 14:57ㆍ국내여행
일곱 번째 이야기, 설악산 공룡능선 두번의 도전
#성공
지난 22년 10월 공룡능선 실패에 이어 23년 10월에 두 번째 도전을 했다.
첫 번째 도전에서 실패하고 하산 후 약 한 달간 무릎 통증 때문에 산에 못 다녔는데 그때의 트라우마로 한동안 장거리 산행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이번 공룡능선 도전에는 미리 북한산 12성문 종주를 해서 체력 확인을 했다.
어딘가에서 12성문 종주에 문제가 없으면 공룡능선도 문제없을 거라는 글을 봐서였다.
다시 장거리 산행에 자신이 생긴 나는 바로 설악산으로 향했다.
산행은 다음날 03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그래서 오늘은 컨디션 조절 겸 설악산 소공원 입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속초 여행에 나섰다.
속초 중앙시장을 가기 위해 아바이 마을에 주차하고 갯배를 이용했다.
평일인데도 이용객이 꽤 많았다.
시장을 구경하고 저녁거리와 산에서 먹을 것들을 구입하고 일찍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03시 소공원입구에서 김밥을 사고 따뜻한 커피도 사고싶었지만 너무 이른시간이라 판매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산행을 시작했다.
밤이 깊어 길이 잘 안 보인다.
차라리 하늘을 올려다보니 더 잘 보인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모든 불을 끄고 봐야 별이 몇 개 보이는 신기한 사진이다.
드디어 비선대 입구를 지난다.
아직은 길이 어두워 주변을 살펴볼 수 없다.
오늘 산행코스는 소공원>비선대>마등령 삼거리>공룡능선>희운각대피소>천불동>비선대>소공원 원점회귀 코스이다.
지난번 도전과 다른게 있다면 평일 산행을 시작해서 등산객이 적다는 것과 무박 산행이 아니라는 것, 대청봉을 가지 않는 소공원 원점회귀 코스라는 거다.
전날 잠을 잘 자서 그런지 출발하면서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항상 뛰듯이 산행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오늘은 마등령까지 주변 구경도 많이 하면서 최대한 느긋하게 산행할 계획이다.
그 결과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3시간 거리를 4시간이 소요됐다.
어느듯 해가 떠올랐다.
랜턴을 끄고 계속 산행을 이어간다.
드디어 마등령에 도착했다.
마등령에서 꼭 할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마등령에서 햄버거를 먹는거다.
전날 구입해둔 햄버거를 꺼내 먹었다.
마등령에서 한동안 쉬다가 체력 회복 후 다시 출발한다.
그 사이 날은 더 맑아지고 하늘색도 변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절경이 펼쳐진다.
드디어 신선대 도착!!!
공룡능선을 넘는 동안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절경에 절경이 계속되는 이런 산행은 정말 처음이다.
계속 감탄을 이어가며 산행하다 보니 어느새 신선대에 도착했다.
신선대에 도착 후 멀리 희운각 대피소가 보이는데 정말 내려가기 싫어서 한 시간가량 머물렀던 것 같다.
계속 신선대에 머물 수 없어서 하산을 시작했다.
멀리 희운각대피소가 보이지만 도착까진 꽤 시간이 걸렸다.
희운각대피소를 지나 휴식을 하던 중 귀여운친구를 만났다.
산에 다니다 보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동물들을 자주 만난다.
이번엔 다람쥐였다.
먹을걸 달라고 발아래까지 찾아왔다.
일단 사진한컷 남기고 남은 견과를 줬다.
원래 산에선 동물에게 음식을 주는건 안된다고한다.
사람이 주는 음식에 길들여지면 야생성을 잃고 사람에게 잡히기도 쉬워진다는 이유이다.
그래도 이렇게 예쁜 다람쥐가 발아래까지 찾아왔는데 모른척 할 수 없었다.
양폭대피소 도착!!
잠시 쉬었다 비선대를 향해 출발한다.
이쯤에서 고프로 배터리가 방전되어 핸드폰 촬영을했지만 앵글이 맞지않아 엉뚱한 장면만 열심히 찍으면서 하산했다.
이번 영상을 편집하면서 내 손이 정말 원망스러웠다.
영상을 보는 내내 카메라 앞을 손과, 스틱,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방해를 해서 절경을 교묘하게 가렸다.
그렇게 영상을 다 자르고 보니 쓸 수 있는 영상이 별로 없다.
정말 맘먹고 다녀온 공룡능선 산행인데....
아무튼 이번 설악산 산행은 지난번과는 다르게 체력이 남아돌았다.
하산하고도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집으로 바로 복귀하지 않고 강원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하루 더 머물고 다음날 강원도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으로 갔다.
해변가 나무그늘에 주차하고 한동안 바다 구경을 했다.
몸도 마음도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느긋하게 몇 시간을 쉬었다.
배가 고파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 했지만 1인 식사는 불가하다고 한다.
식당 두 곳에서 퇴짜를 맞고 보니 배고픔도 잊어버렸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기에 검색하고 전화해서 1인 식사 가능한지 물어보고 식당을 찾아갔다.
맛집으로 유명한 장미 경양식 본점이다.
마지막까지 촉촉하고 맛있어서 먹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식사 후 봉수대 오토캠핑장에 텐트를 피칭했다.
평일이어서 캠핑장엔 텐트가 몇동 없었다.
야전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다가 해변가도 걸어보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하루 잘 머물고 여기저기 어딘지도 모르고 돌아다녔다.
계획도 없고 목적지도 없었다.
우연히 천학정이라는 곳을 갔다.
마을 뒤쪽 언덕에 지어진 정자인데 생각보다 한적하고 뷰가 좋아서 한동안 머물렀다.
정처 없이 다니다 보니 동해안 자전거길이 보였다.
그래서 걸어가 보기로 했다.
약 30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길을 걷는동안 정말 바람소리와 새소리밖에 안들렸다.
너무 조용하고 좋았다.
계속 어딘지도 모를길을 마구마구 걸어다녔다.
걷다보니 바다가 나오고,
걷다보니 쉼터가 나왔다.
이렇게 이번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성공하고 강원도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도 치유했다.
여행을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좋았다.
얼른 집으로 가야겠다.
끝.
** 지난 기억을 되새기며 스스로에게 말하듯 써 내려간 글이기에 존대어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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