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1. 12:47ㆍ국내여행
2023년 5월 26일 고려산 백패킹에 도전했다.
매번 마니산만 다니다가 강화도에 고려산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고려산에 대해 검색을 해봤는데 백패킹 박지로 좋다는 글을 봤다.
이때는 아직 백패킹 초보였는데 집이랑 멀지도 않고, 주차장에서 박지까지 30분 거리라는 글을 보고 도전하기로 맘먹었다.
올라가 보고 안되면 집으로 가야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래도 혼자는 무서워서 준서랑 같이 갔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가 내렸었고 바람도 조금 부는듯 했다.
산에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어서 이곳에서 최대한 비우고 간다.
신기하게도 집에선 매일 아침 화장실을 가는데 산에선 아직 한 번도 화장실에 간 적이 없다.
아마도 음식을 거의 먹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박지 상황을 알 수 없어서 박배낭 없이 그냥 올라가보기로 했다.
상황을 보고 내려와서 다시 배낭을 가지고 올라갈 계획이다.
박지로 가는도중 바람도 많이불고 비도 조금씩 내리고 있다.
바람이 심한듯해서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한팀이 자리를 잡는중이었다.
그래서 용기내어 백패킹을 하기로 맘 먹었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배낭을 매고 올라갔다.
초반 경사가 있는 임도길이어서 아이가 힘들어한다.
그래도 쉬엄쉬엄 올라갔다.
힘들게 정상에 도착하고 텐트를 피칭하는데 생각보다 바람이 엄청나다.
텐트 피칭도중 뒤집어지고 날아가고 난리가났다.
결국 텐트를 피칭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고려산 인근에 있는 덕산국민여가캠핑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고려산에 비하면 천국이었다.
바람도 거의 없이 조용했다.
이곳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날 집으로 복귀했다.
2023년 6월 3일 우리가족 고려산 산행.
와이프는 움직이는걸 싫어한다.
신혼때는 둘이 겨울만 되면 전국 산을 다녔는데 이젠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가끔 와이프를 꼬셔 산에 가기도 한다.
이번엔 주차장에서 임도로 30분 산행이라고 설득해서 왔다.
일몰을 보기 위해 시간 맞춰 산을 올랐다.
정상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지기 시작했다.
이날 고려산 일몰에 정말 반했다.
와이프도 맘에 들었는지 다음에 또 오자고 했다.
지난번 백패킹 도전에 실패했는데 이날은 백패킹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박지에는 이미 텐트가 피칭되어있고 사람들은 일몰을 즐기고 있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등산객들도 여럿 다녀갔다.
30분 산행에 이 정도 뷰라니.... 정말 가성비 좋은 산이다.
자주 올라야겠다.
2023년 6월 10일. 두번째 고려산 백패킹 도전
지난 주 고려산 산행에서 다시 한번 더 백패킹을 가기로 맘 먹었는데 일주일만에 도전하기로 하고 고려산에 왔다.
실패했지만 한번 도전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잘 준비해서 올랐다.
이날도 날씨가 좋지는 않다.
안개때문에 시야가 굉장히 좁았다.
어렵지 않게 박지에 도착하고 텐트를 피칭했다.
주변이 온통 안개다.
좀 더 기다렸다가 어두워지면 피칭하려 했지만 날씨가 너무 흐려 등산객이 없는 것 같아 그냥 피칭했다.
텐트를 피칭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안개틈으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개 뒤에는 따스한 햇살과 파란 하늘이 가득했다.
안개때문에 하늘이 보였다 안보였다 여러번 반복했다.
드디어 안개는 사라지고 구름 가득한 하늘이 모습을 나타냈다.
바람은 잔잔하고 시원했다.
텐트 피칭 후 주변을 둘러보던 중 고영희 씨가 쉬고 있는 게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방해하기 싫어서 사진만 몇 컷 찍고 텐트로 돌아왔는데 이번엔 고영희씨가 나를 찾아왔다.
알고 보니 자는 게 아니라 원래 저런 눈이었다.
한동안 고영희씨와 시간을 보냈다.
산에선 동물에게 음식을 주면 안 된다고 해서 웬만하면 음식을 주지 않는다.
음식을 주지 않으니 조금 후 자리를 떠났다.
멀리 군부대가 보인다.
주차장에서 임도길로 오를때 지나왔던 군부대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난 겁이 참 많다.
그래서 이렇게 혼자 백패킹을 가면 밤새 잠을 잘 못잔다.
이날도 밤이 되니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데 누가 밖에서 텐트를 잡고 흔드는것 같아 잠을 거의 못잤다.
다음날 아침이 밝아왔다.
텐트 밖으로 나가보니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멀리 산 사이로 운해가 굽이굽이 밀려 들어왔다.
얼마지나지 않아 날이 완전 밝아오고 하늘은 구름 가득한 파란 하늘로 변했다.
이미 아침일찍 철수를 마친 나는 깨끗해진 박지를 뒤로한채 주차장으로 떠났다.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 다른 텐트 2동이 피칭되어 있는걸 봤다.
밤새 나 혼자만 있는줄 알고 엄청 무서워했는데....
이렇게 고려산 백패킹을 마쳤다.
그리고 이날 이후로 고려산 백패킹을 가지 않는다.
나중에 친구와 고려산 산행을 한번 갔는데 정상에 나무의자가 더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백패킹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인듯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박지에 딱히 금지 표시는 없었지만 고려산 백패킹은 원래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 말라는 건 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냥 안 하기로 했다.
대신 일몰 구경하러 자주 갈 생각이다.
끝.
** 지난 기억을 되새기며 스스로에게 말하듯 써 내려간 글이기에 존대어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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