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굴업도 백패킹. #_비바람과 함께

2024. 4. 5. 15:47국내여행

아들과 굴업도 백패킹. #_비바람과 함께

 

2023년 5월 처음으로 아들과 굴업도 백패킹을 다녀왔습니다.
이전에도 백패킹을 같이 가곤 했지만 이렇게 멀리 있는 섬까지 백패킹을 가는 건 첨이어서 무척 설레었습니다.

전날 배낭을 꾸렸습니다.
왼쪽은 미스테리렌치 글레시어 71리터, 오른쪽은 피엘라벤 카이팩 38리터입니다.
가볍고 부피 큰 건 아들 배낭에 무거운 건 제 배낭에 수납했습니다.

 

당시 아들 배낭 무게는 대략 5-6킬로 제 배낭은 17-8킬로였지만 덕적도에서 물과 음식을 구입하고 보니 제 배낭은 20킬로가 넘어갔습니다.
덕분에 고생 좀 했습니다.

 

출발 당일 아침 일출이 베란다 너머로 보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뻥 뷰에 동향이라 아침마다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차를 타고 인천항 여객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주말이지만 이른 아침이라 도로에 차가 별로 없습니다.

 

 

덕적도행 배에 탑승했습니다.
굴업도를 가기 위해선 덕적도에서 나래 호로 다시 갈아타야 합니다.
나래로는 승선 인원이 대략 백여 명으로 대부분이 굴업도에 가는 승객입니다.
그래서 주말 굴업도 가는 배편을 예약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려운데요.
이번엔 운 좋게도 좌석 2개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인천항에서와 다르게 덕적도에 내리니 비가 오고 있습니다.
얼른 우비를 챙겨 입습니다.

 

 

항구 근처 뻘식당에서 꼬막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비빔밥도 맛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들 생선구이를 드시던데 저도 다음엔 생선구이를 먹어보고 싶습니다.

 

 

굴업도에 들어가기 전에 하나로마트에서 식수와 음식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나래호를 타기 위해 걸어서 다른 선착장으로 이동합니다.

 

 

어느새 굴업도 개머리 언덕을 향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고프로로 영상 촬영을 했는데 실수로 고프로 영상이 모두 지워졌습니다.
그래서 힘들게 산을 오르는 장면이 생략되었는데요.
굴업도에서 개머리 언덕을 가기까지 초입 부분도 꽤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길도 힘들고 경사도 심하고 비까지 와서 더 힘들었습니다.

 

 

개머리 언덕을 가는 도중 해무가 너무 심해서 초행길에 길도 안 보이고 이길이 맞는지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한참을 가다가 사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살펴보니 멀리 텐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신나게 달려가서 힘들게 텐트를 피칭하고 아이는 지쳤는지 낮잠을 잤습니다.

 

 

비바람 때문에 너무 급하게 텐트를 피칭했더니 후크를 몇 개 빼먹어서 모양이 이상해졌습니다.
나중에 텐트 후크를 다시 체결해서 모양을 바로잡았습니다.

 

 

비가 소강상태일 때 바다 쪽에서 배 한 척이 다가옵니다.
배에서 스피커로 "추워요. 추워"라고 말씀을 하시길래 인사만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죽어요. 죽어"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태풍이 오는 시점이라 그렇게 위험을 알려주신 것 같습니다.

 

 

낮잠 한숨 자고 일어난 아이가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주변을 돌아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백패킹을 하는 동안 이때가 가장 날씨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주변에 텐트가 딱 4동 더 있었습니다.
그런데 밤에 잠시 나와서 살펴보니 저 언덕 위에도 텐트가 몇 동 더 있는지 불빛이 보였습니다.

 

 

아래 사진 제일 위에 작은 불빛이 보이죠?
다음날 아침에 보니 저곳에 꽤 많은 텐트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비바람이 부는 데 다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람 소리 들리시죠?
풀팩했는데도 밤새도록 텐트가 공중부양을 시도했습니다.
빗소리도 엄청났습니다.

 

 

드디어 아침입니다.

아침이 되니 비바람이 더 심해졌습니다.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서둘러 하산 준비를 합니다.

 

 

산을 넘기 전 바람이 엄청납니다.
바람 때문에 아이가 걷기 힘들어하네요.

 

 

언덕을 넘고 해변이 보입니다.

여긴 바람이 거의 불지 않습니다.

다행입니다.

 

 

드디어 해변으로 내려왔습니다.

마을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라면도 먹고 쉬면서 배낭을 다시 정비합니다.

 

 

전날 굴업도에 들어왔을 때 마을 주민분들이 태워주는 트럭 화물칸에 타고 마을까지 갔는데 꽤 위험했습니다.
특히 비가 와서 더 그런 것 같아서 마을에서 선착장으로 나갈 땐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대략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덕적도에서 다시 인천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다른 선착장으로 이동합니다.
맘 같아선 덕적도에서 하루 더 머물다 가고 싶네요.

 

 

이렇게 굴업도 백패킹을 마쳤습니다.
이번 백패킹은 날씨 때문에 고생 많이 했지만 덕분에 날씨에 대한 걱정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날씨가 안 좋은 날 백패킹을 할 때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된 것 같아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이상 아들과 함께한 우중 굴업도 백패킹이었습니다.

끝.

 

고프로 자료 삭제전 만들어둔 유튜브 영상 자료가 있어서 첨부합니다.

생동감있는 영상을 보시면 좀 더 재미있으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