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울릉도 캠핑 여행_#1_독도 해양 연구기지 백패킹과 깃대봉 산행

2024. 2. 20. 13:04국내여행

여섯 번째 이야기, 4박 5일 울릉도 캠핑 여행

 

울릉도는 어머니 고향이다.
어머니는 아주 가끔 울릉도에서 지냈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곤 하셨는데 "참 살기 힘들었다"고 하셨다.

공항이 생기면 한번 모셔가겠다고 했지만 울릉도는 쳐다보기도 싫다고 손사래를 치신다.

반면에 어릴 적 친구들과 바다에서 놀았던 이야기를 하실 땐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아주 어릴 때 어머니 고향에 간 적이 있다.
아버지 품에 안겨 통통배를 타고 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번 울릉도 여행은 어머니 고향이 궁금하기도 했고, 울릉도 캠핑을 이번이 아니면 가기 힘들 것 같아 맘먹고 떠났다.

 

울릉도 나리분지 전경

 

울릉도에 가는 길은 참 멀고도 힘들었다.
인천에서 자차로 후포항 여객터미널까지 4시간 30분을 가서 7시가 넘어서야 차량을 선적했다.
아침 8시 15분 울릉 선플라워 크루즈에 탑승하고 울릉도 사동항까지 4시간 30분을 간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후포항, 구름이 많아 흐려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치가 매우 좋았다.

 

 

드디어 울릉도를 향해 출발!!!

곧 다시 보자 후포항...

 

 

항구가 점점 멀어졌다.

객실이 답답해서 배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창가에 앉아갔다.

 

 

어느덧 울릉 사동에 도착!!

집에서 02시에 나와서 울릉도에 12시 45분에 내렸다.
약 11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드디어 울릉도 여행 시작이다.

그나저나 별다른 계획 없이 온 거라 당장 어디 가야 할지 모르겠다.

 

 

사동항에서 한참 고민하다가 일단 출발했다.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정처 없이 가다가 어머니가 말씀해 주신 대섬이 보이길래 멈췄다.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고...

 

 

길을 가다가 보기 좋은곳이 있으면 또 멈췄다.

 

 

결국 오늘은 울릉도 독도 해양 연구기지에서 1박 하기로 하고 텐트를 피칭했다.
스노클링 잠깐 하고 샤워하고 쉬는데 노을이 정말 보기 좋다.

 

 

밤이 되면서 바다에 배들이 불을 밝혔다.

일몰만큼 예쁘다.....

 

 

다음날 아침 일찍 학포 야영장으로 갔다.
다행히 빈자리가 있어서 3박을 예약했다.
사장님이 7번 자리를 골라주셨는데 바로 며칠 전에 아나운서 대호라는 사람이 울릉도에 있으면서 캠핑할 때 이 자리를 사용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자리라고 한다.

 

 

텐트를 피칭하고 나니 너무 덥다.

그래도 배고프니까 우선 간단하게 밥을 먹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울릉도에서 1인 식사가 안된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경비를 아끼려고 음식은 편의점 음식으로 숙박은 캠핑장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면 여행지에서 1인 식사가 안되는 식당이 너무 많다.
첨엔 속상하고 화도 났지만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밥을 먹고 캠핑장 주변을 한 바퀴 둘러봤다.
뷰가 좋고 시설도 좋기로 유명한 학포 야영장은 울릉도 백패커들의 1순위 캠핑장이다.
여기에서 캠핑하려면 새벽부터 배낭으로 줄을 서야 한다.

 

 

깃대봉을 가기 위해 나리분지로 갔다.
나리분지 입구에 전망대가 있는데 나리분지 전경을 볼 수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길을 헤멘다.

깃대봉을 가야하는데 추산-나리 탐방로에 들어섰다.

눈 앞에 안내도를 보고도 길을 잃었다.

 

 

다행히 1시간 정도만 헤매고 제길을 찾았다.
나리촌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으로 길을 나선다.

 

 

길을 가다보니 깃대봉 이정표가 보인다.

이길이 맞다.

 

 

혹시 몰라 안내센터에 들러 길을 물어봤는데 맞다고 한다.

다행이다.

 

 

깃대봉 등산로 입구에 연세가 있으신 노인분을 뵈었다.
어머님 또래로 보여서 혹시 아시는지 여쭤봤는데 울릉도에 들어오신지는 20년 정도 되었다고 하신다.
어머님은 1960년도에 울릉도를 떠나셨으니 모르는 게 당연하겠다.

어머님이 울릉도에 사실 때 가구 수가 몇 가구 안되고 학교에는 전 학년 합쳐도 학생이 열 명도 안 되었다고 하셨다.
현재 울릉도에 사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지인이고 당시 사셨던 분들은 울릉도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하신다.

 

 

깃대봉 가는 길에 옛날 집을 만났다.
어머님도 이런 집에 사셨을까?

나중에 뵈면 한번 여쭤봐야겠다.

 

 

넓게 펼쳐진 메밀밭이 보인다.
사람 한 명 안 보이는 메밀밭은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는데,
그래도 누군가 잘 가꾸고 있는 듯 밭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본격적으로 산길에 접어들었다.

이제 계속 오르막이다.

 

 

바로 앞에 전망대가 보인다.

숨을 몰아쉬며 올라간다.

 

 

언제나처럼 전망대에 올라 한 바퀴 돌아본다.
사방이 탁 트여 전망이 아주 좋다.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다.

 

전망대에서 우연히 울릉군청에서 일하는분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그래도 이 영상이 있어서 그때의 감동은 그대로 기억한다.

 

 

전망대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하산한다.

 

 

내려가는 길에 다시 만난 메밀밭에서 한 가족이 아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7살 정도 되어 보이는 귀여운 아이였는데...
울릉도에 가족과 함께 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드디어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해가지기 시작했고 날씨는 시원해졌다.

캠핑장에는 그늘이 없어서 낮에는 있을 수가 없다.

앞으로도 해가 뜨면 무조건 나갔다.

 

 

개인적으로는 학포 야영장보다 독도 해양 연구기지에서 1박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학포 야영장이 편하긴 하지만 독도 해양 연구기지 앞 밤바다에 떠오른 달과, 바다 위에 불 밝힌 어선들, 이른 아침 들려오는 통통통 뱃소리가 그립기까지 하다.
이상 울릉도에서의 이틀을 마무리한다.

남은 일정은 다음 글에서.....

 

 

 

 

** 지난 기억을 되새기며 스스로에게 말하듯 써 내려간 글이기에 존대어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